서브메뉴

시코너

  • 시코너
  • 흙의구원

본문내용


제목
  그분과 함께라면
글쓴이   청지기 날짜    2011-10-27  (조회 : 1698)



겨울비가
내 곤한 잠을 깨워
나로 찬비에 흠뻑 젖는 들판에
있게 한다.
허허로이 불어오는
불신의 북풍이
가미되는
찬비는
나를 십자가 위에 못 박는다.
못 박는 소리가 요란하다.
내 속에 죽기 싫어하는 자기 사랑이
강하게 요동친다.
마귀는 날 보고 뛰어 내리란다.

고통 중에 주위를 둘러봐도
찬비에 젖는 빈 들판일 뿐
인적은 없다.
태양도 찬비 속에 얼굴을 가리고
하늘도
안색을 찌푸리며 외면한다.
오직 나 혼자 고독을 씹고 있는 듯 하다.
고독 속에 찾아오는 죽음의 독은
내 폐부를 찔러대며
내 죽음을 재촉하는 듯 하다.

그 때였다.
커다란 음성이 들렸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는 반가웠다.
나의 죽음을 지켜보는 이가 있다는데
감사해서 반가웠다. 심히.

소리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들고 쳐다보니
아 그분이셨다.
아 그분이셨다.
예수 그분이셨다.

그분은 내가 박힌 십자가에 이미
박혀 있었다.
우리는 포개져 박혀 있었던 것이다---.
그분 위에 내가 함께
그분 손위에 내 손이 함께
그분 발위에 내 발이 함께
못 박힌 것이었다.

나는 처절한 얼굴을 하고 있으나
그분의 얼굴은 심히 아름답고 평온하다 못해
경이롭다.
당신 자신의 죽음을 사랑하는 얼굴로 보였다.

그분의 얼굴을 보는 순간에
내 얼굴 속에 있는 처절함이
빠져나가고
나는 어느새 그분처럼
조용해지고 있다.

그사이 내 고독은 사라져버리고
그분과 함께 라는 사랑의 힘이
나를 새롭게 하고.

경이롭게 우러러보는
내 눈에 흠모되는 그분의 미소가
내 입가에 어릴 때
그분은 비로소 눈을 뜨사
내 눈을 바라보신다.

아 그분의 눈 속에는
사랑의 창일한 바다가 보인다. 보인다.
그 바다는
비가 되어 비가 되어 내게 쏟아져온다.

아 그분의 눈에서
내게로 쏟아지는 비다.
쏟아지는 비다.

그 순간부터 난
내 육체의 죽음을 잊게 되고
죽음의 독이

내 폐부를 찌르는
그 모든 아픔을 잊게 되고
오직 난 영생으로 이끌려 가고.

거기서 나는
한없이 쏟아지는 사랑의 비를
맞고 있는 나
나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분이 사랑의 비
그 자체라는 것을
나는 나는 보는 것이다.

그분은 내게로 쏟아져 들어오는 비가 되어
비가 되어
내 죽음의 아픔을 황홀하게 만드시는
기쁨이 되신다.
내 죽음의 거역을 감사로 만드시는
능력이 되신다.
내 죽음의 고독을 행복으로 만드시는
함께가 되신다.

우리의 마주친 눈은 결코
뗄 수 없는 사랑의 눈길이기에
우리의 눈은 서로 마주하므로
불꽃같이 타오르더라.
불꽃같이 타오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