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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덧셈 곱셈의 정치를
글쓴이   청지기 날짜    2011-11-15  (조회 : 884)
[백화종 칼럼] 이제 덧셈·곱셈의 정치를



우리 정치사에서 정권을 잡은 정당이 분열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4·19로 집권한 민주당이 신파의 민주당과 구파의 신민당으로 갈라선 게 첫 번째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민주당이 반노무현의 민주당과 친노무현의 열린우리당으로 갈라선 것이다.

두 차례에 걸친 집권 민주당의 분열이 본질적으로는 권력 투쟁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형상으로는 두 분열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우선 4·19 후에 있은 민주당의 분열은,내각제 아래서 민주당이 원내 의석 4분의 3 가까이를 차지함으로써 자칫 일당 독재의 우려마저 제기되던 상황에서 이뤄졌다. 민주정치를 위해 둘로 나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치 세력은 지극히 미미하여 민주당과 신민당은 여야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의 분열은 원내 의석이 모두 해봐야 전체의 3분의 1을 약간 웃도는 (272석 중 107석)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수였던 여당이 전체 의석의 6분의 1을 가까스로 넘기는 47석의 극소수파로 전락했다.

다음 4·19 후의 민주당 분열 때는 실질적 집권자인 총리를 장악한 구파가 민주당으로 남고 그렇지 못한 신파가 떨어져 나와 신민당을 차렸었다. 그리고 원내 의석 수에서도 집권 민주당 쪽이 상당한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노무현 대통령과 노선을 같이 하는 신주류가 떨어져 나와 신당인 열린우리당을 창당했고,원내 의석 수에서도 구주류 잔류파인 민주당보다도 열세다.

이처럼 우리 정치사에 일찍이 없었던 특이한 모습으로 태어난 열린우리당이어서 그 앞날에 대해서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여당으로서는 최악의 한계 여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제 구실을 해낼 수 있을지 불안한 것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정식으로 출생 신고도 하기 전에 벌거벗은 채로 북풍한설 몰아치는 광야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야만 했다. 창당 하루 전인 10일 야3당이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안을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통과시켜버렸다. 그것도 재적 3분의 2가 넘는 의원들의 찬성으로.

이번 특검법안 처리 과정에서 시범했지만 전체 의석 6분의 5 가까이를 점하고 있는 야3당은 의기투합하면 국회에서 못할 일이 없다. 재적 의원 3분의 2만 가지고도 국회에서 개헌안을 의결할 수 있고,대통령 탄핵 소추도 가능하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도 무력화할 수 있다. 명색이 여당이라는 열린우리당은 야당들이 하는 꼴이나 보고 처분이나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내년 4월 총선을 거치면 자신들이 제1당이 되는 등 정국 구도가 많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지금의 세력 균형이 깨지거나,야당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거나 하지 않는 한 정국 구도가 열린우리당에 유리하게 짜일 가능성은 낮다. 극소수파 여당 현상이 장기화하거나,심지어 여당 부재 현상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국을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으로 이끈 책임은 그것이 옳든 그르든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만을 좇아 독선적 행태로 뺄셈·나눗셈 정치를 해 온 노 대통령에게 있다. 따라서 덧셈·곱셈 정치로 불안을 해소할 책임 역시 그의 몫이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되도록 야당들 및 보수 언론들과의 갈등을 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 방법으로 논쟁과 공방보다는 설득과 호소를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때론 옳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게 득이 되기도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렇게만 하면 대통령을 둘러싼 갈등을 반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권력을 갖고 있으나 원내 극소수 세력인 정부·여당과 절대 다수 세력으로서 무소불위의 견제력을 가진 야당들이 정면 충돌할 경우 해법이 없는 게 우리 권력 구조다. 야당들의 애국심에 바탕한 이성과 책임 의식,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정적 국정 수행을 위한 노 대통령의 양보와 관용이 절대 요구되는 시기다.

백화종 주필 국민일보에서....